이기적이고 거만한 부잣집 사모님 조안나가 실수로 바다에 빠졌다가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마침 조안나에게 돈을 떼인 목수 딘은 조안나의 남편 행세를 하며 조안나를 집으로 데려온다. 이 영화는 두 남녀가 작고 허름한 집에서 함께 생활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영화 <환상의 커플> 줄거리
영화 <환상의 커플>은 1986년 개봉한 드라마 장르의 작품이다. 작은 바닷가 마을에 사는 주인공 딘(커트 러셀). 딘은 목수이다. 어느 날 호화로운 요트에서 딘을 부른다. 엄청난 부자인 그랜트와 조안나 부부가 목공 일을 의뢰한 것. 조안나(골디 혼)는 딘에게 수십 켤레의 명품 구두를 보관할 신발장을 제작해 달라고 한다. 조안나는 값비싼 옷과 액세서리를 걸치고 다니며, 아주 거만하고 안하무인이다. 딘은 일을 하며 조안나의 엉덩이에 점이 있는 걸 본다. 조안나는 요트 실외에서 매니큐어를 말리면서 딘을 험담한다. 실내에서 일하는 딘에게 다 들린다. 신발장을 다 만들고 제작비를 달라고 하자, 조안나는 나무 소재가 마음에 안 든다며 트집을 잡는다. 미리 말하지도 않았으면서 삼나무가 아니라 돈을 못 주겠다는 것. 조안나는 끝까지 돈을 안 주면서 선장에게 출발하라고 소리를 지른다. 화가 난 딘은 조안나에게 성격파탄자 부잣집 사모님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요트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몰래 박수를 치며 즐거워한다. 딘이 돈 받을 때까지 안 가겠다고 요트 갑판에서 버티자 조안나는 딘을 바닷물로 밀어버리고 요트를 출발시킨다. 그날 밤, 갑판에 반지를 두고 온 조안나는 반지를 가지러 갑판으로 간다. 반지를 줍다가 배가 출렁이는 바람에 그만 바다에 빠지고 만다. 다음날 조안나는 구조되었지만,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남편 그랜트(에드워드 허먼)도 뉴스를 통해서 이 사실을 알게 된다. 병원으로 찾아간 그랜트는 평소에도 귀찮게 여기던 아내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경찰에 진술해 버린다. 한편, 딘도 뉴스에서 조안나의 소식을 접한다. 여성의 신원을 아는 사람의 연락을 바란다는 뉴스를 보자 억울하게 떼인 돈이 생각난다. 심지어 남편마저 아내를 모른 척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게 된다. 딘은 남편 행세를 하기로 한다. 딘은 조안나를 찾아가서 애니라고 부르며 13년간 결혼 생활을 한 사이라고 자신을 설명한다. 의사와 경찰이 증거를 요구하자, 딘은 조안나의 엉덩이에 딸기모양 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조안나는 갑자기 가난한 목수의 부인 애니가 된다. 집은 허름하고, 실내는 더욱 가관이다. 뭐 하나 제대로 정리된 물건이 없이 난장판이다. 악동 같은 아들 세 명에 아직 어린 막내아들까지 합쳐 총 넷이나 되는 아들이 있다. 딘은 떼인 돈 600달러만큼 집안일을 시키려는 속셈이다. 줄곧 호화롭게 살아온 조안나는 이런 허드렛일을 해본 적이 없다. 딘은 3년 전 전 부인과 사별하고 아들 넷을 홀로 키우고 있다. 애초에 다른 마음이 있던 건 아니었기 때문에 딘은 조안나를 소파에서 혼자 자게 한다. 조안나는 사고 전 일상대로 생활하면 기억이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을 굳게 믿고 그대로 실천한다. 아이들 아침식사를 차려주고, 도시락을 싸주고, 온갖 집안일을 한다. 조안나는 기억을 찾기 위해 예전에 찍은 사진을 보여달라고 한다. 친구인 빌리(마이크 하제티)에게 사진을 그럴듯하게 합성해 달라고 부탁해서 조안나에게 사진을 보여준다. 조안나는 사진을 보고 결국 현실을 받아들인다. 한편 조안나의 남편 그랜트는 요트에서 여자들과 유흥을 즐기며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장모님이 전화해서 딸을 찾아도 쇼핑 갔다고 둘러대고 만다. 아이들 뒷바라지에 집안일, 그리고 남편 딘의 시중까지 들던 조안나는 마침내 폭발하고 만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다. 조안나는 귀여운 아들들과 장난치고 놀면서 딘의 가족과 점점 가까워진다. 어느 날, 학교에서는 딘 부부를 부른다. 아이들이 시험을 보지 않고 도망가려고 했다는 것. 하지만 조안나가 살펴보니 아이들이 꾀병을 부린 게 아니라 실제로 얼굴에 옻이 올라 있었다. 조안나는 도리어 교사를 따끔하게 혼내준다. 그 모습을 멀리서 보던 딘은 통쾌하면서도 조안나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막내아들이 아직 글을 못 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안나는 딘에게 알고 있었느냐면서 따지기도 한다. 조안나가 집에 들어오고 난 후 집도 아주 깔끔해졌다.
한편, 딘과 빌리는 테마 골프장 사업을 따 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고등 교육을 받은 조안나가 두 사람을 도와 사업계획을 구체화한다. 조안나는 직업 사업 계획 자료도 정성껏 준비해 준다. 볼링공을 놓고 볼링을 치러 간 딘에게 볼링공을 갖다 주던 조안나는 딘이 가족 몰래 밤에도 일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다음날 딘은 조안나가 만들어 준 사업 계획서로 사업 구상을 투자자들에게 소개한다. 결국 골프장 수주를 받아내고, 테마 골프장을 짓게 된다. 어느덧 글을 깨우친 막내아들이 조안나에게 마카로니로 만든 목걸이를 선물한다. 조안나는 딘의 가족들에게 점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스며들고 있었다. 딘 역시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고 느끼고 있다. 딘은 조안나에게 사실대로 말하려 몇 번이나 시도하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번번이 실패한다. 바닷가에서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고 집에 온 두 사람은 마침내 한 침대에서 자게 된다. 한편 조안나의 남편 그랜트는 장모님이 1주일 후 방문하겠다고 하자 그제야 아내를 찾아 나선다. 조안나는 딘의 차 글러브박스에서 여자 속옷을 우연히 발견하고 딘에게 따져 묻는다. 딘은 이참에 사실을 말해야겠다 싶어서, 그 속옷은 사실 조안나 것이며 우리는 부부 사이가 아닌 남이라고 고백한다. 하지만 조안나는 딘의 말을 믿지 않고, 아이들도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빌리마저 친구를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해 준다. 딘의 차를 빌려서 여자를 만났고 그 여자의 속옷이라고 둘러댄 것. 조안나는 빌리의 말을 믿는다. 그렇게 딘은 사실을 고백하는 데 실패한다. 딘과 조안나는 성황리에 테마 골프장 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 밖에는 조안나의 진짜 남편 그랜트가 와 있다. 그랜트를 본 조안나는 모든 기억이 돌아온다. 조안나는 자신을 속인 딘에게 큰 배신감을 느낀다. 조안나는 사고 전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조안나의 이전의 안하무인 부잣집 딸이 아니었다. 샴페인 대신 맥주를 마시고, 사람들에게 직접 음식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렇게 무시하던 요트 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딘과 함께 지내면서 소탈한 사람으로 변한 것이다. 완전히 바뀐 조안나를 본 집사는 진심 어린 충고를 해 준다. 두 가지 인생을 살아보았다면, 그 경험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조안나 자신에게 달렸다고 말해 준다. 그리고 사고가 났을 무렵, 그랜트가 자신을 병원에 그대로 두고 온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딘과 아들 넷은 조안나를 찾으러 배를 타고 바다로 온다. 조안나는 막내아들이 준 마카로니 목걸이를 챙겨서 바다로 뛰어든다. 딘 역시 조안나를 향해 바다로 뛰어든다. 물속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다. 딘은 막대한 돈을 다 포기하고 온 거냐고 묻지만, 사실 부자는 그랜트가 아니라 조안나네 집안이었다. 요트 위로 올라온 두 사람을 비추며 영화는 끝이 난다.
등장인물
조안나: 거만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부잣집 사모님. 늦은 밤에 요트에서 반지를 찾다가 바다로 떨어졌다가 구조되며 기억을 모두 잃는다. 딘: 3년 전 사별하고 아들 넷을 홀로 키우는 목수이다. 조안나에게 신발장 제작을 의뢰받고 만들어 주지만, 돈을 떼인다. 우연히 뉴스에서 조안나가 바다에 떨어졌다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고, 조안나의 남편 행세를 하고 조안나를 집으로 데려온다. 빌리: 딘의 친구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이다. 그랜트: 조안나의 남편이다. 아내를 병원에 두고 온 뒤로 줄곧 여자들과 유흥을 즐긴다.
결말
영화 <환상의 커플>은 한 부잣집 여성이 바다에 떨어지는 사고로 기억을 잃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 영화이다. 감독은 게리 마샬이며 러닝타임은 106분이다. 거만하고 이기적인 부잣집 사모님이 가난한 목수의 아내로 살게 되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게 되는 이야기이다. 딘과 조안나의 호흡이 아주 환상적이다. 또한 어떻게 보면 진정한 사랑을 찾다는 다소 진부한 주제를 아주 재미있으면서도 진실성 있게 담아낸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한예슬과 오지호가 주연배우를 맡은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원작이기도 하다. 한예슬이 맡은 배역 이름도 그대로 조안나였다. 딘의 아들들은 처음에는 딘이 시키는 대로 거짓말을 하지만, 점차 조안나를 좋아하게 되어 진심으로 헤어지고 싶어 하지 않게 된다. 조안나가 진짜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줬던 것이다. 결말은 조안나가 재산을 포기하거나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행복은 돈과 명예로만 얻을 수 없고, 돈이 아무리 많아도 소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살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돈이 많아서 매일같이 호화 생활을 하던 조안나와 그랜트는 서로 진심으로 소통하지 못하는 피상적 관계였다. 반면 딘과 조안나는 허름한 집이지만 열심히 생활을 일구어 나가고 아들들과 소박하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나간다. 단순한 코미디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잠깐 쉬면서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작품을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