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부가 외딴 무인도인 블랙홀름섬에서 조용히 휴가를 보내기로 한다. 소원해진 부부 사이를 되돌리기 위해 남편 마틴이 제안한 것이다. 휴가를 보내던 중, 한 젊은 남자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고, 부부가 남자를 별장 안으로 들이며 일이 시작된다. 남자의 이름은 잭이다. 잭은 부부에게 충격적인 얘기를 해 준다. 잭의 말은 과연 사실일까?
영화 <리트릿> 줄거리
영화 <리트릿>(Retreat)은 2011년 개봉한 영국 반전 스릴러 작품이다. 영화는 한 부부가 외딴섬으로 향하면서 시작한다. 이들 부부는 한적한 곳에서 조용하게 휴가를 보내려고 며칠 섬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섬은 블랙홀름(blackholme)이라는 무인도이고, 별장을 빌려 묵기로 한다. 섬까지 태워준 별장 주인 더그는 토요일에 오겠다면서 도움이 필요하면 무전기로 연락하라는 말을 남기고 되돌아간다. 마틴 케네디(킬리언 머피)는 아침식사를 준비하면서 아내 케이트(탠디 뉴튼)에게 식사 후 산책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케이트는 거절한다. 노트북을 붙잡고 일에만 열중하고 있다. 케이트는 기자이고, 마틴은 건축가이다. 케이트는 별장에 홀로 남아 기사를 쓰던 중, 갑자기 전기가 나간다. 다음 날, 더그가 무전을 받고 섬으로 온다. 더그는 간단하게 발전기를 손봐준다. 그리고 아내가 만든 음식을 건네주고 떠난다. 그런데 발전기가 또 작동하지 않는다. 마틴은 지하실로 내려가 더그가 알려준 대로 해 보다가 스파크가 튀어 팔을 다친다. 부부는 더그에게 다시 연락하고, 더그는 의사를 데리고 방문하겠다고 말한다. 더그와 의사를 기다리던 중에 마틴은 창고에서 엽총 한 자루를 발견한다. 아무리 기다려도 더그가 오지 않자 케이트는 이곳에 온 걸 후회한다. 사실 부부는 이곳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러면서 케이트는 멀어진 부부 사이를 언급한다. 두 사람은 부부 사이를 다시 회복하려고 둘만의 시간을 갖고자 이 섬을 찾은 것이었다. 예전처럼 다시 케이트와 가까워지려고 이곳에 오자고 했던 마틴은 미안하다고 말하고 케이트는 울음을 터뜨린다. 곪을 대로 곪아 버린 부부 관계이다. 다음날 아침, 케이트가 창문으로 한 남자를 발견하고 뛰어나간다. 남자는 머리에 피범벅이 된 채로 쓰러져 있다. 마틴은 다시 더그에게 연락을 취한다. 그리고 남자가 타고 왔을 배를 찾으러 바닷가로 향한다. 하지만 배는 없었다. 부부는 남자의 허리에서 총을 발견한다. 마틴은 남자의 총을 빼내는 데 가까스로 성공하고, 방 서랍 안에 숨겨둔다. 다음날, 남자가 의식을 차린다. 남자는 자신을 육군 전략부의 잭 콜맨(제이미 벨)이라고 소개한다. 암초를 만나 타고 있던 배가 난파했다고 사정을 말한다. 마틴은 방 하나를 내준다. 그때 잭이 마틴에게 단둘이 얘기 좀 하자고 말한다. 잭은 충격적인 소식을 전한다. 독감 R1N16이 남미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퍼졌다고 한다. 이 독감은 공기로 전염되는 호흡기 바이러스이며, 감염자 중 생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집안을 밀폐하는 게 지금까지 알려진 최선책이라고 덧붙인다. 자신은 군대에서 지급해 준 밀폐복과 마스크 덕에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한다. 마틴은 잭을 제압하려고 하지만 역부족이다. 마틴은 케이트를 따로 불러 들은 얘기를 전한다. 케이트는 그 말을 믿지 않았고, 잭에게 맞선다. 잭은 밀폐하기 전에 나가려면 지금 나가라고 말한다. 케이트는 별장에서 나가려고 짐을 싼다. 하지만 마틴은 섬을 빠져나갈 방도가 없고 잭이 총을 갖고 있으니 일단 잭에게 협조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린다. 결국 두 사람은 별장에 남아서 잭과 함께 지내게 된다. 잭은 가구를 부수어 그걸 문에 덧대고 있다. 감염자들을 막기 위해서라며 하루종일 부지런히 별장을 봉쇄한다. 케이트는 이 상황이 무섭기만 하다. 무전기는 전원은 켜 지지만 수신이 되지 않는 상태이다. 그날 밤, 잭은 마틴에게 바깥에 사람들이 왔다고 얘기한다. 마틴은 숨겨둔 총을 가져와 잭에게 건네준다. 잭은 밖으로 총을 발사하고, 잭은 사람들이 총소리를 듣고 해안가로 갔다고 말한다. 다음 날 아침, 케이트는 잭에게 잭의 부대명과 위치를 물어본다. 케이트는 잭이 아무래도 수상하다. 마틴은 잭은 자극하지 말고 잠자코 있으라고 말한다. 케이트는 총을 돌려준 마틴을 원망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잭의 말대로 바깥세상에 바이러스가 퍼진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잭은 전선을 교체해서 발전기를 고쳐 준다. 케이트는 저녁식사를 준비하면서 잭에게 말을 건네며 경계심을 낮춘다. 그리고 총을 빼앗으려고 시도하나 실패한다. 케이트는 방으로 돌아와 마틴에게 그동안 가슴속에만 담아두었던 얘기를 터놓는다. 케이트는 아기를 갖고 싶어서 피임약 복용을 중단했다. 하지만 마틴은 케이트와 달리 아기를 원하지 않았다. 아기 문제로 그동안 두 사람 사이가 멀어졌던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 속마음을 터놓으면서 그간의 오해를 조금이나마 푼다. 부부는 짐을 싸서 잭에게 별장 밖으로 나가겠다고 선언하지만, 잭은 두 사람에게 총을 겨누고 방에 가두어 버린다. 늦은 밤, 마틴은 방의 위쪽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간다. 해안가에서 더그의 시신을 발견한다. 다음날 아침, 식사준비를 하며 끊이던 물을 잭에게 붓고 총을 빼앗으려 하지만 또 실패한다. 마틴은 처음에 창고에서 발견했던 엽총을 가져오기로 계획을 바꾼다. 밤에 엽총을 가져와서 방에 숨겨둔다. 그리고 부부는 마틴의 천식이 도졌다며 천식 흡입기를 찾아야겠다고 잭의 주의를 어지럽히고 그 틈을 타 잭에게 엽총을 겨누는 데 성공한다. 그때 갑자기 마틴이 입에서 피를 쏟기 시작한다. 잭은 마틴이 밖에 나가서 감염된 것이라고 말한다. 부부와 잭은 몸싸움을 하다 마침내 잭을 목 졸라 죽인다. 그러나 잭은 의식을 잃은 것이었을 뿐이지 다시 몸을 일으킨다. 케이트는 잭에게 총을 겨누고, 마침내 잭은 진실을 털어놓는다. 잭은 병원에서 약물실험을 당한 후 제대했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집에 돌아간 잭은 아내를 전염시켰고 아내는 사망했다. 더그와 더그의 아내 역시 섬으로 온 잭과 마주쳐서 감염돼 사망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자신에게 바이러스가 있음을 알고 사람들을 감염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섬으로 오던 중에 배가 좌초되었던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마틴과 케이트가 잭을 돌봐주는 동안 부부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잭은 부부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격리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케이트는 고통스러워하는 마틴을 위해 고통을 끝내 준다. 그리고 잭에게 총을 겨눈다. 무전기에서는 위험인물이 무장한 채 군사구역에서 탈출했으며, 위험인물과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가 흘러나온다. 군에서 백신을 갖고 있으니, 감염되었다면 즉시 알리라고도 한다. 그걸 들은 케이트는 마틴을 구할 수 있었다는 데 충격을 받는다. 잭은 다 거짓말이라고 소리치지만, 케이트는 결국 잭을 총으로 쏴 죽인다. 케이트가 마틴의 시신을 배에 싣고 섬을 떠나려던 때, 군사용 헬리콥터가 케이트를 사살한다. 잭이 말이 모두 사실이었던 것이다. 백신 따위는 애초에 없었다. 군대는 그저 감염자를 색출해 사살하려는 목적으로 부부를 속였던 것이다. 마틴 옆에 쓰러져 있는 케이트의 시신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난다.
등장인물
마틴(킬리언 머피): 건축가이며, 케이트의 남편이다. 케이트와 멀어진 부부 사이를 회복하기 위해 외딴섬인 블랙홀름으로 휴가를 온다. 케이트(탠디 뉴튼): 기자이다. 섬으로 휴가를 오지만 그리 탐탁지 않아 한다. 섬으로 휴가를 왔음에도 일에 열중한다. 잭(제이미 벨): 피범벅이 된 채 섬에 쓰러져 있던 육군 군인. 케이트와 마틴이 별장으로 데리고 와서 돌봐준다. 바깥세상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졌다며 별장을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그: 마틴과 케이트가 묵는 별장의 주인으로, 부부와 무전기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는다. 마틴이 발전기를 고치다가 다치자, 의사를 데리고 오겠다고 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섬에 오지 않는다.
결말과 해석
과연 잭이 진실을 말하는 것일까? 영화의 후반부까지 봐도 판단하기 어렵다. 외딴섬에서 부부가 한 군인과 만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반전 형식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고립된 섬이라서 군인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단할 길이 없다.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무전기조차 터지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바깥이 아니라 안에 있었다. 잭은 바이러스를 막으려고 별장을 봉쇄한 게 아니라, 별장 안에 있는 자신을 비롯한 감염자(케이트와 마틴)들을 외부와 접촉하지 못하게 하려고 별장을 밀폐했던 것이다. 케이트가 식사 준비를 하면서 잭의 총을 빼앗으려고 할 때, 결혼했는지 묻는다. 그때 잭은 결혼했지만, 아기는 가질 기회가 없었다고 말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내와 이혼했다는 얘기 정도로 들렸는데, 알고 보니 군대에서 인체 실험을 당하고 제대한 잭이 아내를 감염시켰고 사망에 이르게 했던 것이다. 반전은 잭 또한 피해자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잭도 피해자이고 케이트와 마틴 역시 피해자이다. 가해자는 군대는 무전기를 통해 아주 간접적으로만 영화 후반부에 등장할 뿐이다. 끝까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연출에, 고립된 섬이라는 설정도 반전물에 어울렸다. 반전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작품이다. 감독은 칼 티베츠이며 러닝타임은 89분이다. 영화 <인셉션>으로 유명한 킬리언 머피가 남편 마틴 역을 맡았다. 킬리언 머피 팬이라서 더 재미있게 봤다. 또한 아내 케이트 역을 맡은 텐디 뉴튼은 낯이 익다 했더니 미국 드라마 <웨스트월드>의 메이브 역을 맡았던 배우이다. 영화 제목인 Retreat는 철수, 퇴각을 뜻하는 용어이다. 아마도 이 작품의 유일한 가해자인 군대를 암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싶다.